오우랑 메단 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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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1947년 6월 수마트라와 말레이시아 사이의 말라카 해협을 건너던 중 SOS 조난 신호를 보낸 네덜란드 화물선 오랑 메단호의 이상하고 소름 끼치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이야기가 단지 늙은 선원이 재미있게 들려주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많은 선박들이 이 조난 신호를 듣고 이를 보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1952년 미국 해안경비대 출판물에도 실렸습니다.

여느 날과 같이 많은 상선들과 선박들이 바쁘게 오가던 말라카 해협에, 마침 수마트라 인근을 지나던 시티 오브 볼티모어(SS City of Baltimore) 호와 실버 스타(SS Silver Star) 호를 비롯한 네덜란드, 영국, 미국의 여러 선박들은 갑작스레 요란하게 들려오는 모스 신호를 접했다. 그나마 SOS는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나머지는 도무지 해독이 불가능한, 알아들을 수 없는 신호뿐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해독할 수 있는 부분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메시지를 접한 항해사들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가히 폭발하며 쏟아지듯 하는 모스 신호의 형태로 들어오던 이 긴박한 메시지는 최후의 짤막한 두 단어만을 남기고 완전히 끊겼으며, 이후 침묵이 흘렀다. 놀란 인근의 선박들은 곧장 메시지가 발송된 오우랑 메단 호를 구조하기 위하여 현장으로 향했다. 같은 메시지를 송신한 선박들은 삼각측량을 통해서 발신지를 확인하고 그리로 배를 몰아갔다.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선박은 실버 스타 호였다. 언뜻 고요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오우랑 메단 호를 발견한 항해사들은 곧장 호루라기를 불어 대고 손을 흔들어 보았으나, 아무런 반응도 없는 걸 보고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겉에서 보기에 선체에는 아무런 물리적 피해로 의심될 만한 흔적이 없었다.

마침내 이들은 문제의 배에 올랐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도무지 그 정황을 가늠할 수조차 없는 비극의 순간이었다. 사방에 시체들이 있었다.

시체들은 딱히 상처는 없었지만,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눈을 뜨고 입을 벌리고 있었으며, 기괴한 모습으로 허공을 향해 두 팔을 내뻗고 있었다. 갑판, 조타실, 선교에 시선이 닿는 곳마다 시체들이 그득했다. 생존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수색팀은 마침내 문제의 무전을 날린 인물을 찾아냈는데, 이 사람은 모스 송신기에 손가락을 올린 채로 죽어 있었다. 시체 중에는 심지어 배에서 기르던 듯한 개도 있었다.

놀랍게도 선체의 하부로 내려가자 수색팀은 뜻밖의 한기를 느꼈는데, 이는 이 일대 기후와는 전혀 맞지 않는 것이었다. 이 즈음에 이 해역의 낮 기온은 섭씨 43도에 근접하곤 했기 때문이다. 실버 스타 호의 선장은 이 선박을 가까운 항구로 예인하여 더 자세한 조사를 하기로 결정했고, 항해사들은 곧 예인작업에 착수했다.

이상하게도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갑판 아래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실버 스타 호의 선장은 즉시 예인을 포기하고 오우랑 메단 호에서 전원 퇴거할 것을 명령했다. 예인줄을 끊고 항해사들이 실버 스타 호로 간신히 되돌아온 순간, 오우랑 메단 호는 갑작스럽게 큰 폭발을 일으켰다. 사상자는 없었지만, 오우랑 메단 호는 빠르게 가라앉았고 사건의 전말은 바닷속에 잠겨 버리고 말았다.

"상선 법원의 절차" 라는 제목의 해안경비대의 증언 보고서 중 한 진술에는 이 네덜란드 선원들이 발견된 상태와 놀라운 상태가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들의 얼어붙은 얼굴은 태양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겁에 질린 듯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입은 벌리고 있었고 눈은 무언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이 시체에 대한 위치와 표정 외에도 이 선원들이 "죽음으로 심한 고통을 겪었음"에 틀림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것은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부상이나 상처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배는 폭발할 때까지 어떤 식으로든 손상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까지도 오우랑 메단 호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